모터쇼에 등장한 완벽한 콘셉트카 8

토씨 하나 바뀌지 않고 나왔으면 좋겠는 콘셉트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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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da Urban EV Concept

혼다 어반 EV 콘셉트 –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혼다는 늦다. 일본 3사(토요타, 닛산, 혼다) 중에서 가장 나중에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전기차 생산도 한 박자 뒤처졌다. 양산하는 전기차가 아직 없다. 하지만 어반 EV 콘셉트로 속도전에선 졌을지언정 디자인은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똥그랗게 빛을 내는 헤드램프와 각진 뒷모습은 영락없이 시빅 1세대를 닮아 익숙하고, 메시 타입을 연상시키는 휠은 한때 유행하던 복고풍이라 친근하다. 전기차라고 해서 급진적인 디자인을 택하기보단 과거를 응용해 수없이 쏟아지는 콘셉트카 사이에서 단숨에 ‘신스틸러’가 되었다. 혼다는 어반 EV에 급속 충전 시스템을 장착해 15분 충전만으로 240킬로미터를 달리는 차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2020년 일본에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인데 귀여운 생김새는 물론이고, 일반적인 차와 반대 방향으로 열리는 도어 역시 그대로이길 바란다. 전기차가 널리 보급되면 전기로 움직인다는 점만으론 눈길을 끌 수 없을 테니까. 에디터 / 이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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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ssan GT-R 2020 Concept

닛산 GTR 2020 콘셉트 – 2014년 굿우드 페스티벌
경기 시작 전 웅크리고 있는 스모 선수를 연상시키듯 손발을 바닥에 댄 채 자세는 최대한 낮게 깔았다. 금방이라도 노면을 박차고 튀어나갈 듯이 공격적이다. 역동적으로 보이는 디자인 요소를 있는 대로 끌어모은 강렬한 차세대 GT-R 콘셉트다. 웬만한 슈퍼카에도 기죽지 않았던 GT-R이었다. 게임에나 나올 것 같은 디자인을 고려하면 이번 GT-R의 성능은 슈퍼카 수준일 것이다. 위로 길게 찢어진 헤드램프와 ‘U’자형으로 장식한 프런트 그릴, 그리고 원형 테일램프를 달아 닛산과 GT-R만의 정체성을 유지했으니 이대로 양산형 모델이 나오길 기대해볼 법하다. 정면에 대범하게 뚫은 공기흡입구는 적재적소에 공기를 공급하기에 부족하지 않고, 카본 소재의 커다란 리어윙은 듬직하게 차체 뒤쪽을 누른다. GT-R 2020을 양산한다면 무엇을 덜어내느냐보다 무엇을 더할 수 있는지가 더 나은 생각이다. 어차피 끝까지 간 슈퍼카니까. 박지웅(<모터매거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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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cedes-Maybach Ultimate Luxury Concept

메르세데스 – 마이바흐 얼티메이트 럭셔리 콘셉트 – 2018 베이징 모터쇼
멀뚱멀뚱 보고만 있을 순 없었겠지. 롤스로이스가 마침내 초호화 SUV인 캘리넌을 만들었고, 벤틀리 벤테이가는 벌써 두 살이다. 마이바흐도 결국 SUV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그동안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에 배지만 붙여왔던 터라 진짜 마이바흐로 인정받기 힘들었다. 단지 마이바흐에서 만든 SUV여서가 아니라, 마이바흐만을 위해 디자인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중국 시장을 겨냥한 만큼 붉은색을 걸쳤고, 대형 프런트 그릴을 포함해 크롬 장식이 곳곳에서 번쩍인다. 측면을 흐르는 선은 C필러 뒤로 뚝 떨어지는 해치 타입이 아니라 세단의 형태와 비슷하다. 지상고 높고 풍채 좋은 세단이라고 우겨도 될 정도다. 두 개로 분할한 리어 윈드실드는 양산형에서도 꼭 볼 수 있었으면 한다. 마차처럼 고풍스러운 멋도 마이바흐라면 거뜬히 소화할 테니까. 안진욱(<모터매거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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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yota S-FR Concept

토요타 S-FR 콘셉트 – 2015 도쿄 모터쇼
합리적인 가격에 성능 준수한 차. 토요타에 대한 고정관념이 단 한 방의 펀치에 나동그라졌다. 도쿄에 날아든 회심의 주먹 S-FR은 4미터도 안 되는 작은 몸에 앞 엔진 뒷바퀴굴림(FR) 구동계를 단 스포츠 쿠페다. 앙증맞은 표정의 작은 쿠페라는 점에서 ‘요타하치’라 불리던 토요타 S800(1965년 출시)이 떠올랐고, 혼다의 S 모델과 다시금 경쟁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강물 속에서 오랜 세월 다듬어진 돌멩이’를 콘셉트로 빚은 다부진 체형이다. 소형 FR 플랫폼이 없는 토요타 입장에선 개발비가 많이 들고 시장성이 떨어지는 비합리적인 콘셉트지만, 자동차 마니아 입장에선 이보다 더 탐나는 차도 없다. 슈퍼차저를 단 토요타의 핫해치 ‘야리스 GRMN’을 보고 깨달았다. 토요타의 사장이자 이름난 자동차 마니아인 토요타 아키오는 아직 젊다는걸. 뜨거운 마음이 S-FR 생산까지 이어지길 바란다. 김성래(<에보 코리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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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kswagen I.D. Buzz Concept

폭스바겐 ID 버즈 콘셉트 – 2017 디트로이트 모터쇼
‘마이크로 버스’라고도 부르는 폭스바겐의 ‘타입 2’는 1960~1970년대에 맹활약한 차다. 자르지 않은 식빵 모양의 차체, 큼직한 폭스바겐 엠블럼, 투톤 컬러의 디자인으로 히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ID 버즈 콘셉트는 타입 2의 디자인을 그대로 이어받은 전기차다. 이제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골동품이 된 타입 2를 현대적인 차로 소생시킨 것이다. 온갖 기교를 부려가며 화려하게 꾸민 차에 피로해진 건지, 모터쇼에서 처음 본 순간부터 단순하면서도 절제된 디자인에 끌릴 수밖에 없었다. 그저 깜찍한 디자인을 뽐낼 수 있도록 유유자적 달려주기만 해도 만족할 텐데 성능까지 매력적이다. 원조 마이크로 버스였던 타입 2의 엔진은 40마력에 불과했으나, ID 버즈 콘셉트는 2개의 전기 모터로 총 369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버스가 분명한데, 달릴 줄도 아는 버스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이제 이 디자인을 그대로 살려 양산하는 일만 남았다. 안정환(<오토엔뉴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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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ugeot Onxy Concept

푸조 오닉스 콘셉트 – 2012 파리 모터쇼
자동차에서 동물 모양의 엠블럼을 발견하면 알 수 없는 긴장감에 손끝을 비비게 된다. 동물 엠블럼을 사용하는 자동차 브랜드들은 주로 당찬 성능의 스포츠카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그럼 사자를 엠블럼으로 사용하는 푸조는? 아쉽게도 현재 라인업에 ‘진짜’라고 할 만한 스포츠 쿠페는 없다. RCZ가 있긴 했지만 지금은 주로 해치백 형태의 고성능 차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모터쇼에 나온 오닉스는 고성능 쿠페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사자의 갈기처럼 윤기가 흐르도록 측면부를 구리로 덮었고, 카본으로 만든 검은 차체는 구릿빛과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3.7리터 V8 엔진을 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600마력까지 낸다. 푸조는 오닉스의 양산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언제든 매끈한 스포츠 쿠페를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보인 셈이다. 다시 고성능 쿠페를 만든다면 첫 번째는 당연히 오닉스가 되어야 한다. 김완일(<온갖차> 에디터)

 

Layer 4
Aston Martin Lagonda Vision Concept

애스턴 마틴 라곤다 비전 콘셉트 – 2018 제네바 모터쇼
아무리 자율 주행과 전동화가 추세라지만 콘셉트카는 이를 과시하는 데만 혈안이 되었다.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기름 태울 공기 따윈 필요 없다며 프런트 그릴을 막는다. 운전 대신 ‘딴짓’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실내 공간을 늘리고 여차하면 운전대마저 없애기 일쑤다. 라곤다 비전 콘셉트에는 미래와 현실이 공존한다. 비록 장식이지만 프런트 그릴이 있고, ‘칼 주름’ 잡은 측면 캐릭터 라인을 보면 금방이라도 배기음을 울리며 달릴 것 같다. 643킬로미터의 주행거리와 레벨 4(운전자가 차를 제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차가 이를 판단해 스스로 위험을 회피하는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까지 담았다. 관상용으로 묵히기엔 아까운 애스턴 마틴의 걸작이다. 김민겸(<자동차생활> 에디터)

 

Layer 8
KIA Telluride Concept

기아 텔루라이드 콘셉트 – 2016년 디트로이트 모터쇼
“꼭 그렇게 각 잡고 그대로 나와줘….” 절절하게 중얼거렸다. 지난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처음 나타난 ‘기아 텔루라이드 콘셉트’를 보면서. 텔루라이드는 모하비의 후속 모델로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는 기아의 차세대 대형 SUV다. 양산이 거의 확정됐지만, 혹시 사족이 더해지진 않을까 여전히 조마조마하다. 텔루라이드는 기아의 상징인 ‘호랑이코 그릴’과 ‘엑스 크로스 주간주행등’을 육중한 덩치에 맞게 손봤고, 묵직하고 안정적인 형태는 웃음기 쏙 뺀 진지함만 남았다. 최근 SUV는 너나 할 것 없이 점점 풍만해지고 있다. 레인지로버까지 점점 동그래지고 있다. 형제 브랜드 현대차 역시 그 경향을 따라가고 있지만, 기아차만큼은 고고하게 ‘각’을 고수했으면 좋겠다. ‘디자인 기아’라고 질리도록 불렸으니 이젠 어디에 걸쳐도 멋스러운 SUV 패밀리룩 또한 찾을 때다. 그 시작이 텔루라이드라서 다행이다. 김송은(<모터리언>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