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 블룸 “클럽에서 살다시피 했어요”

올랜도 블룸. 판타지 영화의 영웅이자 가정이 있는 남자, 그리고 패션 모험가. 할리우드에서 가장 느긋한 배우의 어떤 여행기.

코트, 고샤 루브친스키 × 버버리. 티셔츠, 선스펠. 바지, 마틴 로즈. 스니커즈, 나이키. 양말, 폴로 랄프 로렌.
코트, 고샤 루브친스키 × 버버리. 티셔츠, 선스펠. 바지, 마틴 로즈. 스니커즈, 나이키. 양말, 폴로 랄프 로렌.

 

티셔츠, 청바지, 모두 베르사체.
티셔츠, 청바지, 모두 베르사체.

 

플리스 풀오버, 바지, 모두 마틴 로즈. 티셔츠, 선스펠. 스니커즈, 나이키. 양말, 폴로 랄프 로렌.
플리스 풀오버, 바지, 모두 마틴 로즈. 티셔츠, 선스펠. 스니커즈, 나이키. 양말, 폴로 랄프 로렌.

 

재킷, 스웨터, 바지, 모두 마틴 로즈. 티셔츠, 선스펠. 스니커즈, 나이키. 양말, 폴로 랄프 로렌.
재킷, 스웨터, 바지, 모두 마틴 로즈. 티셔츠, 선스펠. 스니커즈, 나이키. 양말, 폴로 랄프 로렌.

 

재킷, 스웨터, 바지, 모두 마틴 로즈. 티셔츠, 선스펠. 스니커즈, 나이키. 양말, 폴로 랄프 로렌.
재킷, 스웨터, 바지, 모두 마틴 로즈. 티셔츠, 선스펠. 스니커즈, 나이키. 양말, 폴로 랄프 로렌.

 

셔츠, 캘빈클라인 205W39NYC.
셔츠, 캘빈클라인 205W39NYC.

 

재킷, 준야 와타나베. 티셔츠, 선스펠. 바지, 드리스 반 노튼. 스니커즈, 나이키.
재킷, 준야 와타나베. 티셔츠, 선스펠. 바지, 드리스 반 노튼. 스니커즈, 나이키.

 

코트, 고샤 루브친스키 × 버버리. 티셔츠, 선스펠. 바지, 마틴 로즈. 스니커즈, 나이키. 양말, 폴로 랄프 로렌.
코트, 고샤 루브친스키 × 버버리. 티셔츠, 선스펠. 바지, 마틴 로즈. 스니커즈, 나이키. 양말, 폴로 랄프 로렌.

 

코트, 고샤 루브친스키 × 버버리. 티셔츠, 선스펠. 바지, 마틴 로즈. 스니커즈, 나이키. 양말, 폴로 랄프 로렌.
코트, 고샤 루브친스키 × 버버리. 티셔츠, 선스펠. 바지, 마틴 로즈. 스니커즈, 나이키. 양말, 폴로 랄프 로렌.

 

스웨트 셔츠, 마틴 로즈. 레더 쇼츠, 패트릭 에르벨.
스웨트 셔츠, 마틴 로즈. 레더 쇼츠, 패트릭 에르벨.

올랜도 블룸은 파란의 할리우드에선 흔치 않게 좋은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남자다. 그와 한 번이라도 작업을 해봤거나 파티에서 어쩌다 어울린 사람들은 그를 따뜻하다고 느낀다. 쓸데없이 복잡하지 않고 흠 없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평도 있다. 산타 모니카 해변에서 올랜도와 화보를 찍는 일도 그의 이런 성격 덕분에 순조로웠다. 촬영이 편했던 이유는 사실 하나 더 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그가 촬영팀에서 준비한 의상을 마음에 쏙 들어 했기 때문이다. 올랜도의 옷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최신 패션 아이템과 빈티지 롤렉스 시계는 10대 청소년들이 할리우드 스타들의 집을 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영화 <블링 링>에서 이미 공개된 적이 있다. 철부지 범인들은 올랜도의 집에서 50만 달러 상당의 옷과 액세서리, 그리고 당시 여자친구였던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델 미란다 커의 속옷도 함께 훔쳤다. 나중에 체포되었을 때 이들의 두목은 올랜도 블룸의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촬영을 마친 뒤에도 올랜도 블룸은 입었던 옷을 포기하지 못했다. 자신의 슈프림 스웨트 셔츠와 촬영용 의상을 바꿀지 말지 진지하게 고민할 정도로…. 인터뷰 예정 시간은 이미 훌쩍 지났고, 올랜도는 촬영장에 따라온 아들 플린과 작별 인사를 해야 했다. 짐도 많았다. 우선 모로코 여행 계획이 있고, 이후 카라 델레바인과 함께 찍고 있는 판타지 TV 시리즈 <카니발 로우> 촬영을 위해 프라하로 떠나야 했다. 짐 무더기 곁에는 올랜도 블룸과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으려는 작은 푸들 마이티가 왕왕 짖고 있었다.

아버지 콜린 스톤과 함께 모로코 여행을 간다고 들었어요. 열세 살이 될 때까지도 그가 아버지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하던데, 유년 시절엔 어땠어요? 콜린은 어릴 때부터 우리 가족과 친해서 제겐 중요한 사람이었어요. 생부라는 사실을 알기 전부터요. 친아버지인 줄 알았던 해리 블룸은 제가 네 살 때 이미 세상을 떠났죠. 그와 엄마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났어요. 해리에 대해 아는 건 엄마에게 들은 게 전부인데,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기자이자 작가였다고 했어요.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에 대한 기사를 썼고 인종 차별에 반대해 싸우기도 했고요.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마음속에 저만의 영웅을 만들 수 있었죠. 진짜 아버지와 상상 속의 아버지가 있었다는 건, 괜찮았어요.

영웅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세 달 동안이나 남극을 여행했다는 게 사실인가요? <캐리비언의 해적> 3부작을 막 마무리한 때였어요. 완전히 탈진한 상태여서 휴식이 필요했죠. 그래서 환경운동가이자 자연환경을 찍는 사진작가인 사촌 세바스티안 코플랜드와 함께 남극 탐험을 시작했어요. 딱히 주어진 임무는 없었지만 쓸모 있는 일을 하려고 노력했죠. 배를 몰고 청소도 하고…. 체스도 엄청 많이 뒀어요. 여행 때문에 자리를 비운 사이에 매니저가 대신 집을 사줬어요. 부동산 시장에 저한테 잘 어울릴 것 같은 집이 나와서 샀다고 했고요.

집은 마음에 들었어요? 다행히도요! 안 그랬으면 그냥 돈만 날렸을 거예요. 적지 않은 액수였거든요.

혹시 그 집이 옷장을 털린 전설적인 사건이 벌어진 집인가요? 맞아요.

패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나요? 열여섯 살부터 클럽에서 살다시피 했어요. 빈티지 데님에 요란한 옷차림을 하고요. 당시 클럽 신이나 사람들의 옷 입는 스타일, 또 그들이 듣는 음악과 MTV의 정신 없는 프로그램들이 제 스타일에 영향을 미쳤어요.

정말 90년대 이야기처럼 들리네요. 저의 관심사는 변화, 새로운 것에 대한 열린 마음, 뭔가 근사한 것의 일부가 되는 일, 그리고 순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에요. 요즘은 랩에 푹 빠져 있어요. 켄드릭 라마를 좋아해요. 그런데 참 이상한 게 있어요. 음악을 엄청나게 좋아하는데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다른 뮤지션의 이름은 없어요. 노래가 휴대 전화에 다 숨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다들 그렇지 않나요?

앨범을 듣거나 음악 방송을 볼 땐 노래와 뮤지션이 모두 뚜렷하게 구분됐는데…. 이젠 기억 속에서 모든 게 죽처럼 흐물흐물해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언제 어디서나 무슨 음악이든 들을 수 있는 세상이에요. 소셜 미디어에 뒤늦게 관심을 갖게 됐는데 미래가 지니고 있는 가능성에 끌렸어요. 우리는 벌써 그 한복판에 들어와 있어요. 다만 스마트 기기 때문에 각자 고립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에요. 사람들끼리 직접 접촉하지 않으면 공동체라는 느낌이 점점 없어질 테고, 결국 상처를 입고 말겠죠. 이런 도전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면 우린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해야 돼요.

요즘 아이들은 배우나 뮤지션, 스포츠 선수보다 유튜브 스타에게 관심이 훨씬 더 많은 것 같아요. 우리 세대가 공감하기 어려운 현상이죠. 지금 같은 상태가 계속될지 어떨지, 확실한 결과는 어린 세대가 성인이 되면 알 수 있을 거예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일까요?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거죠. 그리고 훨씬 어려운 게 하나 더 있는데, 관심을 꾸준히 지켜나가는 일이에요. 드라마 같은 시리즈물에 열광하고 며칠 동안 연이어 보는 이유는 뭘까요? 소셜 미디어에 끊임없이 올라오는 피곤한 소식과 충격적인 뉴스로부터 잠시나마 눈을 다른 쪽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 아닐까요? 끝없이 이어지는 뉴스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또 다른 세계로 깊숙이 들어가는 건지도 몰라요.

지금을 ‘붕괴의 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권력의 남용, 성추행, 평등의 문제 등이 엄청난 사회적 담론이 되었죠. 우리는 오랫동안 억압되어온 불편한 현실과 직면하고 있어요. 엄청난 양의 보도와 고소에 관한 이야기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죠. 파도가 너무 세게 치면 올바른 잣대로 수심을 재기 어려울 수 있어요. 그렇다고 미투 운동 전체에 대해 의문을 갖는 것은 더 나쁜 결과를 낳을 수 있고요. 미투 운동은 백 퍼센트 필요해요. 남자로서 반듯한 행동이 무엇인지 아는 게 혼란스러운 일도, 딱히 복잡한 일도 아니잖아요.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 타입인가요, 아니면 아이디어에 더 매료되는 타입인가요? 사람에게 더 매력을 느껴요. 영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이 아이디어 자체보다 더 중요해요.

대본을 검토할 때 인물을 드러내는 대본과 인물을 감추는 대본 중에서 더 관심이 가는 건 어느 쪽인가요? 후자 쪽에 관심이 더 가요. 사람은 종종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를 가둬두는 경향이 있어요. 상처받는다고 느끼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행동을 통해서도 무의식적으로 아주 많은 걸 보여주게 됩니다.

어떤 인물을 연기할 때 사소한 것에 대해서도 생각하나요? 이를테면 ‘이 사람은 재킷 주머니에 뭘 넣고 다닐까?’, ‘새벽 세 시에 구글에서 뭘 검색하고 있을까?’처럼요. 제가 맡은 인물이 해야 할 것들에 대한 목록을 만들고 이를 발전시켜나가요. 인물이 지니고 다닐 것 같은 부적이나 특이한 물건 같은 걸 찾죠. 그게 라일락색 속옷이었던 적도 있고, 카시오 시계였던 적도 있어요. 작업에 들어가면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져요. 휴식 시간에 트레일러 안에 앉아 빈둥거리면서 딴전을 피워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어떤 배역이든 빠져들고 만다니까요.

넷플릭스 작품 중 <맨 온 더 문>의 촬영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짐과 앤디>를 본 적 있나요? 이 영화를 보면 짐 캐리가 수개월 동안 앤디 카우프만이란 인물에 푹 빠져 지내요. 저는 그만큼 극단적이지는 않아요. 짐 캐리는 정말 천재예요.

<로맨스>를 찍을 때는 어떤 기분이었나요? 영화에서 강간 피해자를 연기했죠. 정말 나락에 빠진 기분이었어요. 주인공의 엄마가 그를 방치했죠. 부모의 행동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커요. 마이클 앱티드 감독의 다큐 영화 시리즈 <업>을 아시나요? 1964년에 일곱 살 난 영국 아이들의 모습을 촬영하면서부터 시작한 시리즈물이에요. 이후 7년에 한 편씩 제작했죠. 그사이 아이들은 예순 살 노인이 되었어요. 1편에서 던진 물음에 대한 답은 결국 나왔어요. “네 앞에 있는 일곱 살 아이를 봐라. 그러면 저 아이가 어떤 어른이 될지 알 수 있다.” 유년기의 경험은 이후의 인생에 큰 영향을 줘요. 다큐를 보니 당장 일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규모가 큰 작품을 계속하다간 아들과 신뢰를 쌓을 수 없다는 걸 알았거든요. <카니발 로우>는 몇 달 동안 집을 비워야 하는 첫 대형 프로젝트고 그동안 저와 아들은 서로 오가며 만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이젠 괜찮아요. 플린도 이제 일곱 살이 됐으니까요. 그리고 미란다는 정말 훌륭한 엄마예요. 플린은 새아빠(스냅 챗의 창업자 에반 스피겔)와도 잘 지내요. 우린 현대적인 패치워크 가족이에요. 휴일이 되면 다 같이 모이곤 해요.

두 사람은 놀라울 정도로 조용하게 헤어졌어요. 미란다와 저는 지금도 가깝게 지내요. 이제는 남매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상대방에게 지옥 같은 시간을 안겨줄지 말지는 선택과 결정에 달렸어요. 우리는 서로에게 끝까지 친절하기로 결정한 거죠.

주관이 확고해 보여요. 이제 마흔 살이 되어서 그렇게 보이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해가 갈수록 마음이 점점 무뎌졌어요. 사랑과 행복이 무얼 의미하는지 정신적인 수준에서 경험할 때가 된 것 같아요. 요즘은 아침마다 명상을 통해 긍정적인 느낌을 얻으려고 노력해요. 아, 트램펄린에서 뛰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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